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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 (※스포있음)

쾌걸근육맨 2018. 1. 29. 01:46

 

"웃다가 울다가"

 

토요일 오후 영화 ' 그것만이 내 세상'을 봤다. 혼자서 봤다. 왠지 슬플 영화일거 같아서..다른사람 앞에서 눈물 흘리는 궁상은 떨고 싶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혼자 보길 잘 했다. 울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결말에 다다를수록 극적인 요소를 자주 배치하지만 지나치지는 않는다. 뻔한 내용은 둘째 치더라도 억지 신파가 아닌 자연스러운 눈물이 흘렀다. 신과 함께는 너무 신파라서 거부감이 좀 들었는데 이 영화는 자연스러운 눈물을 유도한다.

 

 

★마지막 '조하'(이병헌)와 그의 어머니 '인숙'(윤여정)과의 병실에서의 대화신은 공감이 되기에 더욱 슬픈 장면으로 기억에 남았다.

 

"내 다시 태어나면 니만 챙길게" 난 왜 이 문장이 그리 슬펐을까. '인숙'의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가 뒤섞여 나오는 말이었다.

 

영화 내내 강인한 이미지를 보였던 '조하'도 이 장면에서는 이내 상처받은 속마음을 드러내며 어린 아들이 된다.

"나도 그땐 어렸었다구요"

이 둘의 병원씬은 개인적으로 이 영화 최고의 장면으로 뽑고 싶다.

 

 

★'진태'(박정민)를 연기한 박정민 씨는 정말 깜짝 놀랄만한 연기를 보여줬다.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자폐아를 연기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조금만 어색해도 영화 전체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부담감이 적잖이 있었을 텐데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준다. 덕분에 관객은 장애 연기에 대한 거부감없이 자연스럽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이 영화가 흥행한다면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다.

 

★'조하'역의 이병헌 씨는 믿고 보는 배우다. 나는 이병헌 씨의 그 깊은 눈빛이 너무 마음에 든다. 사람을 빠져들게 만든다. 유니크한 눈빛을 가진 덕분에 멜로, 액션, 드라마, 코믹 못하는 게 없는 다재다능한 배우다. 거기에다 완벽한 연기력까지 더해지니 배우 이병헌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궂이 말할 필요가 없지 않나 싶다. 이 영화에서는 약간은 찌질하면서 깡다구 하나로 먹고 사는 '조하'역을 맡았는데 역시나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 영화는 마냥 슬픈 영화가 아니다. 웃긴 장면이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을 먼저 웃고 나중에 운다. 곳곳에 설치해놓은 웃긴 요소들은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고 마지막 클라이막스까지 무난히 끌고 간다.

 

★'진태'의 피아노 치는 연기가 압권이다. 장면을 보면 대역을 쓴 것 같지는 않고 직접 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영화에서는 박정민 씨가 직접 치는 모습처럼 나온다. 어떻게 연출을 했는지 궁금하다. 만약 실제로 연주한 것이라면 박정민 씨는 지금 연기를 하면 안 된다. 음악 쪽으로 나가야한다.

 

★'인숙'역할을 맡은 윤여정씨 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요즘 윤식당에서 더 자주 보이지만 역시는 역시다. '새끼를 잃어버렸을 때의 날카로움 어미의 마음'이나 '죽을병에 걸려도 자식 앞에서 웃으며 태연한 척' 하는 연기를 너무 잘 표현해줘서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조하'가 교통사고 당하고 그 가해자가 '피아노를 치다가 불의의 사고로 그만두게 된, 아주아주 부잣집 딸' 이라는 설정도 오바스러운데 '보험처리 하지 않고 집으로 데려가 치료를 해줬다'는 너무나 극적인 설정은 마이너스 요소이다. 그 전까지는 평범한 일상이라서 몰입이 잘 됐는데.. 우리가 살면서 '엄청난 부잣집 딸' 에게 사고 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런 점에서 좀 억지스러웠지만, 영화 관람에 크게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웃픈영화다. 후반부로 갈수록 결말이 예상되는 영화지만 눈물이 난다.

가끔은 살다가 펑펑 울고 싶을 날이 있다. 그런 날 추천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