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뉴스터치 '포스터부터 강렬하다'

주의: 이 드라마를 시청하기 전 10시간의 여유를 비워두기 바람. 일단 한번 클릭하는 순간 당신의 10시간은 사라질 것이다.

 

 

 

『인간수업』

 

인간 수업이라.. 강렬한 포스터만큼이나 제목이 사뭇 기괴하다.

제목으로 궁금중을 일으킬 생각이었다면 성공한 듯싶다. 궁금하다. 인간 수업이라.. 무슨 의미일까?

처음에 제목만 보고 포스터만 보면 마치 일본 영화 [배틀로얄]이 떠오르지 않는가? 적어도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 영화는 평범한 고등학생(오지수)이 학교에서는 모범생인 학생으로 정상적인 삶을 살지만 방과 후 성매매를 알선해주는 포주로서의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사고를 그리는 드라마다.

 

답답이와 민폐덩어리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데(티브이에는 방영 안된단 소리), 내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폭력성이나 선정성이 지상파 채널과는 차원이 다르게 강하다. 더 잔인하고 더 현실적이다.

인간 수업에는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매 화마다 꼭 나오며 그들이 하는 욕도 교과서적인(?) 욕이나 옛날 것이 아닌 실제로 우리가 요즘에 쓰는 비속어로 가득하다.(예를 들면, "담임한테 닦였어", "10창났어", "잔소리 개오지네" 등 욕이 굉장히 찰지고 현실적이다.)

지상파처럼 어중간하게 담뱃불 모자이크 따위를 하면서 보여주는 게 아닌 리얼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드라마 컨셉도 지상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적인 주제여서 마음에 들었다. 어느 채널에서 "성매매를 알선하는" 고등학생의 이중생활을 주제로 삼겠는가? 그런 주제로 방영했다간 요즘 n번방이니 뭐니 시끄러운 마당에 반발이 빗발쳐 1회를 끝으로 종영했을 것이다.(애초에 방송불가 판정을 받겠지만)

 

나는 1화를 보기 시작해서 곧장 10화까지 다 봤다. 그만큼 몰입감 있었고 신선한 주제가 매우 흥미로웠다. 물론 작품 자체는 완벽하지는 않았다. 곳곳에 허술한 설정이 눈에 띄긴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지수 집 비번 안 바꿔서 아빠가 집에 들어온 거, 횡단보도에서 규리가 들고 있는 핸드폰을 그냥 놔두고 떠난 거 <그래 놓고 다음날 달라고 징징> 등등). 신인 배우들로 구성됐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매우 좋아서 연기 구멍이 없었고 상황에 맞는 사운드는 극 중 긴장감을 고조시키는데 더할 나위 없었다. 전에 없던 스토리의 드라마는 확실하다. 그만큼 파격적이고 원초적이어서 보는 내내 흥미진진하다.

 

 

 

 

뻔뻔한데 당당한게 매력인 여주(규리)

단, 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ㅈㄴ답답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1,2화 때는 여주(규리)의 행동 때문에 여주인공을 뚝배기 깨고 싶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근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여주는 아무것도 아닌 더 민폐 케릭이 등장한다(아오 지금 생각해도 빡침). 남주(지수)의 성격은 진짜로 개찌질이 그 자체다. 고딩 주제에 성매매 포주 노릇을 하면 그래도 뭔가 깡다구는 있을 것 같은데 1화부터 10화까지 일관된 찌질함을 유지한다. 물론 중간중간 빡칠때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만 기본 컨셉이 찌질한 컨셉이다. 주인공이 고등학생이라는 점에서 걸핏하면 두려움에 떨고 질질짜는 모습이 어쩌면 더 현실적일 수도 있지만(그러면 애초에 성매매 포주 할 생각은 어떻게 한 거야?) 회차가 거듭할수록 남주의 당하기만 하는 답답한 모습이 느껴질 것이다(좀 까라 새꺄!!). 이렇게 열을 올리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드라마에 몰입이 많이 됐단소리고 그만큼 재미있단 얘기다. 그밖에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서 스토리를 전반적으로 탄탄하게 이끌어간다.

 

드라마 인간 수업은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갈까? 주인공이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니 결국 벌을 받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주인공 버프로 잡히지 않고 살아남게 되는 것일까? 이 이상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으니 궁금하면 직접 보시라~ 재미는 보장함! ㅋ

 

 

결론: 시즌2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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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 (※스포있음)  (0) 2018.01.29

 

"웃다가 울다가"

 

토요일 오후 영화 ' 그것만이 내 세상'을 봤다. 혼자서 봤다. 왠지 슬플 영화일거 같아서..다른사람 앞에서 눈물 흘리는 궁상은 떨고 싶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혼자 보길 잘 했다. 울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결말에 다다를수록 극적인 요소를 자주 배치하지만 지나치지는 않는다. 뻔한 내용은 둘째 치더라도 억지 신파가 아닌 자연스러운 눈물이 흘렀다. 신과 함께는 너무 신파라서 거부감이 좀 들었는데 이 영화는 자연스러운 눈물을 유도한다.

 

 

★마지막 '조하'(이병헌)와 그의 어머니 '인숙'(윤여정)과의 병실에서의 대화신은 공감이 되기에 더욱 슬픈 장면으로 기억에 남았다.

 

"내 다시 태어나면 니만 챙길게" 난 왜 이 문장이 그리 슬펐을까. '인숙'의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가 뒤섞여 나오는 말이었다.

 

영화 내내 강인한 이미지를 보였던 '조하'도 이 장면에서는 이내 상처받은 속마음을 드러내며 어린 아들이 된다.

"나도 그땐 어렸었다구요"

이 둘의 병원씬은 개인적으로 이 영화 최고의 장면으로 뽑고 싶다.

 

 

★'진태'(박정민)를 연기한 박정민 씨는 정말 깜짝 놀랄만한 연기를 보여줬다.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자폐아를 연기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조금만 어색해도 영화 전체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부담감이 적잖이 있었을 텐데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준다. 덕분에 관객은 장애 연기에 대한 거부감없이 자연스럽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이 영화가 흥행한다면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다.

 

★'조하'역의 이병헌 씨는 믿고 보는 배우다. 나는 이병헌 씨의 그 깊은 눈빛이 너무 마음에 든다. 사람을 빠져들게 만든다. 유니크한 눈빛을 가진 덕분에 멜로, 액션, 드라마, 코믹 못하는 게 없는 다재다능한 배우다. 거기에다 완벽한 연기력까지 더해지니 배우 이병헌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궂이 말할 필요가 없지 않나 싶다. 이 영화에서는 약간은 찌질하면서 깡다구 하나로 먹고 사는 '조하'역을 맡았는데 역시나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 영화는 마냥 슬픈 영화가 아니다. 웃긴 장면이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을 먼저 웃고 나중에 운다. 곳곳에 설치해놓은 웃긴 요소들은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고 마지막 클라이막스까지 무난히 끌고 간다.

 

★'진태'의 피아노 치는 연기가 압권이다. 장면을 보면 대역을 쓴 것 같지는 않고 직접 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영화에서는 박정민 씨가 직접 치는 모습처럼 나온다. 어떻게 연출을 했는지 궁금하다. 만약 실제로 연주한 것이라면 박정민 씨는 지금 연기를 하면 안 된다. 음악 쪽으로 나가야한다.

 

★'인숙'역할을 맡은 윤여정씨 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요즘 윤식당에서 더 자주 보이지만 역시는 역시다. '새끼를 잃어버렸을 때의 날카로움 어미의 마음'이나 '죽을병에 걸려도 자식 앞에서 웃으며 태연한 척' 하는 연기를 너무 잘 표현해줘서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조하'가 교통사고 당하고 그 가해자가 '피아노를 치다가 불의의 사고로 그만두게 된, 아주아주 부잣집 딸' 이라는 설정도 오바스러운데 '보험처리 하지 않고 집으로 데려가 치료를 해줬다'는 너무나 극적인 설정은 마이너스 요소이다. 그 전까지는 평범한 일상이라서 몰입이 잘 됐는데.. 우리가 살면서 '엄청난 부잣집 딸' 에게 사고 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런 점에서 좀 억지스러웠지만, 영화 관람에 크게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웃픈영화다. 후반부로 갈수록 결말이 예상되는 영화지만 눈물이 난다.

가끔은 살다가 펑펑 울고 싶을 날이 있다. 그런 날 추천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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