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성취한 성공은 어쩌면 운이 좋았던걸지도 모른다"
요즘 주식 공부를 하면서 경제 관련 서적을 열심히 읽고 있는데 누군가의 추천으로 읽어본 책이다.
나중에서야 이 책의 저자인 나심 니콜라스 탈렙이란 사람이 굉장히 유명한 인물이란 걸 알게 됐다.
'블랙스완', '안티프레즐'등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쓴 대단한 인물이었다.
'행운에 속지 마라'라는 책 또한 굉장히 유명한데(읽고 나서야 알게 됐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딱 한 가지다.(적어도 내가 생각하기 론)
"처음 한두 번은 뽀록이 터질 수 있으나 그것을 계속해서 한다면 결국 평균에 회귀한다."
저자는 당신의 성공에는 행운이 껴있으니 항상 성공에 겸손하고 실패에 좌절하지 마라 뭐 이런 의미 아닐까?
난 이분의 책을 처음 읽어본 건데 무지 어렵게 쓴다;; (내가 독해력이 낮은 걸지도 ㅠㅠ)
나는 책을 처음 읽을 때 목차를 보고 내용을 대충 파악하는데 이 저자는 책 맨 앞장에 "나는 목차만 보고 내용을 알 수 있는 책을 너무 싫어한다"라고 쓰여있다 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목차를 봤는데 이게 뭔 소린지.;;;
내용도 어렵게 쓰여있어서 같은 문장을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어나갔다. 그래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명확하고 흥미로워서 정말 재밌게 읽을 책이다. 원래 책을 읽고 나면 그것을 나의 일상에 적용해야 의미가 있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고 원유 ETN을 접었다 ㅋㅋㅋㅋㅋ
원유가 폭락하던 때 곱버스에 들어가서 몇백 정도 수익을 냈는데 이 책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이다. 내가 돈을 딴 건 순전히 운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로 익절 하고 투자금을 모두 회수했더니 바로 다음날 폭락했다..(오오 감사합니다 나심. 저의 주제를 깨닫게 해 주셔서) 만약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도 (돈을 딴 건 나의 실력이라는) 오만한 생각으로 원유ETN에 투자하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 원유 곱버스는 연이어 폭락 중이다. 하마터면 수익금 다 날리고 원금까지 깡통찰 뻔했다.
이 책은 큰돈을 벌어들인 투자자의 투자기법을 추종하고 찬양하는 언론을 비판한다.
"타자기 치는 원숭이"라는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원숭이에게 타자기를 쳐서 아무거나 치도록 만든다. 수십억, 수천억 이상의 원숭이에게 타자를 치도록 만든다고 하자. 원숭이들은 아무렇게나 타자를 칠 것이고 그렇게 친 내용이 셰익스피어 소설과 똑같다면? 끝도 없이 많은 원숭이가 타자를 친다면 언젠간 한 마리는 햄릿 소설을 완성시킬 것이다. 그러면 언론은 그 원숭이에게 '천재 원숭이'라는 타이틀을 쥐어주며 찬양한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건 무수히 많은 트레이더들이 손실을 보는 와중에 큰 이익을 본 트레이더는 순전히 운이 좋아서 큰돈을 벌 수 있었음을 말하고 있다. 물론 운이 아닌 실력이 좋아서일 수 있지만 표본이 크면 클수록 확률적으로 운으로라도 한두 명의 성공한 트레이더는 나올 수밖에 없음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큰돈을 벌어들인 트레이더를 찬양하고 그의 투자 비법을 전수받으려고 애쓴다. 그가 계속해서 수익을 낼 거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다.
또 다른 예시로 러시안룰렛을 예로든다.
한 러시아 괴짜 재벌이 당신에게 러시안룰렛 게임을 제시한다. 러시안룰렛은 6 연발 권총에 총알을 한 발만 넣어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이다. 러시안룰렛을 해서 살아남으면 1000억을 준다고 한다. 확률은 1/6이다. 당신은 이 게임을 하겠는가?
10000명이 러시안룰렛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확률은 1/6이니 한 게임에 1666명이 목숨을 잃을 것이다. 계속해서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매 판마다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게임을 계속해서 결국 1명만 살아남으면 우리는 그 사람을 성공한 투자자라며 찬양한다. 그 생존자는 단순히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죽어 없어진 9999명을 보지 못하고 살아남은 1명만 본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 분야의 실적은 결과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며, 역사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었을 경우의 대체비용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책 내용 중 밑줄 그은 몇 가지 문구를 소개하자면,
"시간 단위가 짧으면 실적이 아니라 변동성을 보게 된다. 다시 말해서, 편차만 볼뿐이다. 그래서 기껏해야 편차와 수익이 뒤섞인 모습은 보는 것이지, 수익을 보는 것이 아니다.
무작위 사건을 너무 깊이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육체적으로도 탈진하게 되고, 잇달아 겪는 고통 때문에 감정도 메말라버리게 된다. 사람들이 어떤 주장을 하든, 손실 때문에 겪게 되는 고통은 이익에서 오는 기쁨으로 상쇄되지 않는 법이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적자 상태에 이르게 된다."
-> 주식차트 자주 봐봐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만 받는다는 소리
"시간이 축적되면 운이 미치는 영향이 대부분 사라진다."
-> 처음에는 운이 좋아서 좋은 실적을 낼 수도 있으나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기는 어렵다는 얘기. 결국 시간이 축적되면 운은 사라지고 진짜 실력만 남는다.
"어떤 사업에서 성공한 사람도 다행히 희귀 사건이 없는 표본 경로를 잘 만나 생존했을지도 모른다."
-> 성공한 사업가중에 대다수는 순전히 운이 좋아서 성공했단 소리. 그러므로 '성공한 투자자의 7가지 투자법칙', '자수성가 사업자의 5가지 철학' 같은 책은 단순히 책 팔이에 불과하단 것. 뭔 말이냐면 성공한 투자자가 말하는 7가지 투자법칙을 그대로 실천했지만 실패한 사람도 부지기수라는 것. 다만 그들은 운이 나빠 실패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졌기 때문에보이지 않는 것.
"장기간 생존한 트레이더들은 자신의 추측이 틀렸을 때 치러야 하는 대가도 확실하게 한정한다."
-> 손절 기준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수많은 대체역사 가운데 실현된 사건 하나를 보고 이를 가장 대표적인 사건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생존 편향은 실적이 가장 좋은 사건이 가장 눈에 잘 띈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패배자는 모습을 감추기 때문이다."
-> 유튜브에 성공한 사업가가 나와서 성공한 방법에 대해 설명하지만 의미 없는 말이다. 그 사람보다 더 열심히 했어도 실패한 사람들이 수두룩 빽뺵이기 때문이다.
"실생활에서도 평균으로부터 편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것은 실력이 아니라 운 때문일 확률이 높다."
"임의 실행을 해도 꼭 임의적 패턴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망각했던 것이다. 실제로 어떤 데이터에 비임의성이 전혀 없다면, 이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 주사위를 던지면 1부터 6까지 나올 확률은 각각 1/6이다. 그렇다고 해서 6번 던지면 1부터 6까지 한 번씩 나오는가? 그렇지 않다. 1이 두 번 나올 수도 있고 5가 안 나올 수도 있다. 이렇게 이론적인 확률은 이론일 뿐 실제는 비임의적으로 값이 나온다는 소리다. 만일 주사위를 6번 던졌는데 1부터 6까지 한 번씩만 나온다면 그 주사위는 조작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밖에도 좋은 문장이 매우 많은 책이다. 굉장히 통찰력 있고 깊이 있는 책이랄까.. 읽기는 무지 어려운 책이지만 인내심을 갖고 다 읽고 나면 지적 충만함이 차오름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아마 이 책은 두고두고 여러 번 뒤척일 것 같다.
경제학 서적이 아니라 인생의 통찰을 다룬 책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아주아주 강추하는 책이다!
'책 & 영화 > 책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습관은 어떻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나?(해빗-웬디우드) (0) | 2020.04.2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