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유가 가격이 폭락하면서 원유 상승에 배팅하는 개미들이 늘었다.
이들은 원유가 곧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많인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예기치 못한 포지션 변경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유가가 급등해도 관련 몇몇 ETF, ETN은 소폭 상승하거나 오히려 하락을 기록했다. (KODEX WTI 원유 선물(H), USO 등)
왜일까?
[원유전쟁] 망가진 미국 원유 ETF에 젊은 개미들 눈 먼 돈 '수북'
https://kr.investing.com/news/commodities-news/article-389515
[불룸버그통신은 같은 날 "마이너스 유가가 거대한 '수주폭발'처럼 바다 위로 죽은 생물이 가득 떠오르게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37억달러 규모로 세계 최대 원유 EFT인 USO가 6월물 보유 비중을 20% 정도로 줄이면서 7월물(50%)과 8월물(20%) 그리고 9월물(10%)로 마치 액티브펀드처럼 분산 투자하기로 했는데, 마이너스 거래가 가능한 원유 선물과 달리 EFT는 정의상 마이너스 가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는 끔찍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 이 펀드회사는 6월물의 변동성이 너무 커서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이다. 원유 ETF를 발행할 당시엔 투자자들에게 기초자산인 WTI 원유 선물 근월물 가격을 오차 없이 추적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이제는 포지션 변경으로 6월물은 20%만 추종하기 때문에 WTI 원유 선물과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국내에서 현재 욕 처먹고 있고 집단 소송까지 제기되고 있는 KODEX WTI 원유 선물(H)도 마찬가지다. 이건 더 심각하다. USO 4월 16일 사전에 공지라도 해서 투자자들에게 미리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줬지만 코덱스는 그런 거 없이 임의로 포지션을 변경해버렸다. 물론 이유로는 투자자 보호라는 명목에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 이후 유가는 이틀 연속 급등했고 다른 원유 ETF는 20% 이상 상승할 때 KODEX WTI 원유 선물(H)은 0.5% 오르는데 그쳤다. 롤오버 비용과 괴리율 때문에 상승할 수가 없던 것이다. 이미 모두 주가에 반영돼서 그만큼을 제외하고 오른 게 0.5%다.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다며 해당 토론방은 폭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6월물이 폭락할 때는 그대로 고꾸라져놓고 갑작스러운 포지션 변경으로 수익을 못 보게 막아놨으니 화나는 게 당연하다. 이미 원금 회복은 물 건너갔다며 손절 치고 빠져나가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롤오버란?
가장 가까운 선물계약(최근월물)의 만기일로부터 멀어져 있는 선물계약(차근월물)으로 교체되는 것을 의미함.
즉, 추종 기초지수의 변경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USO ETF 같은 경우 'WTI 원유 선물 6월물(100%)'에서 '6월(20%), 7월물(50%), 8월물(20%), 9월물(10%)'으로 "기초지수가 변경됐다(롤오버 됐다)"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물의 가격은 현재 시점과 멀어질수록 높다. 그 이유는 먼 시점의 선물 가격은 현재의 현물 가격에 "미래의 불확실성을 보상하는 가격"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6월물보단 7월물이, 7월물보단 9월물이 더 높다. 따라서 6월물을 100% 포지션으로 가져가다가 그것을 7,8,9월물로 분산시키려면 그만큼 롤오버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싼 선물을 비싼 선물로 갈아타는 거니까. 이렇게 현재보다 높은 선물로 갈아타는 것을 콘탱고라고 하며 그 반대는 백워데이션이라고 한다. 콘탱고는 롤오버 비용이 들고 백워데이션은 롤오버 비용을 보상받는다. 보통은 콘탱고가 일반적이다. 즉 일반적으로 차근월물이 최근월물보다 가격이 높다. 또한, 롤오버 비용은 따로 청구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된다. (대신 WTI 원유 선물 ETN(H)이 20% 오를 때 KODEX WTI 원유 선물(H)은 0.5% 오른 이유)
원유 상품 '투기' 초강수···"ETN 괴리율 30% 넘으면 거래정지"
http://www.seoulfn.com/news/articleView.html?idxno=380553
[새 대응기준에 따르면 장마감 순자산가치(iNAV) 또는 장마감지표가치(IV)를 기준으로 괴리율이 20%를 넘기면 곧바로 그 다음거래일부터 단일가매매가 적용된다. 종전 '5거래일 연속 괴리율 30%' 기준보다 대폭 강화된 것이다.
단일가매매로 지정한 상태에서 괴리율이 장마감 기준 30%를 넘으면 그 다음날부터 3거래일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그리고 4거래일째 되는 날 다시 단일가매매로 거래가 재개된다]
27일 국내 원유 레버리지 ETN의 거래가 재개된다.
해당 종목은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H)',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 선물 혼합 ETN(H)',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이다.
미칠 듯이 올라가는 괴리율 때문에 거래정지 상태가 된 이 상품들은 27일부터 단일가매매로 거래가 된다.
※단일가 매매란?
특정 주식 거래에 있어 주문 유입 시마다 거래를 체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 동안 주문을 모아(pooling) 일정 시점에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방식을 말한다. 투자자 주문을 일정 시간 동안 모아 일시에 체결시킴으로써 투기성 추종매매를 억제하고 미확인 정보에 의한 비정상적 과열 현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4개의 원유 레버리지 상품들은 아직도 괴리율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정상 매매를 할 순 없고 단일가매매로 시작한다고 한다. 위 설명에서도 나왔듯이 단일가매매는 일정 시간 동안 모아서 일시에 체결하므로 주가의 움직임이 없어 거래가 잠시 멈춘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괴리율이 높으면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기에 증권사가 거래정지까지 시키는 초강수를 둔 것일까?
이전 포스팅에도 설명했지만 다시 한번 쉽게 설명해 보자면,
괴리율이란, "그 상품의 실제 가치와 시장 가치와의 차이"를 말한다.
정확한 예시는 아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자면, 사과 1개의 적정 가격은 100원인데 그 사과를 사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보니 사과의 시장 가격이 1000원이 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보면 된다. "아니 적정 가격이라는 게 어딨나요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오르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래서 정확한 예시는 아니라고 했잖아 ㅠㅠ) 물론 맞는 말이지만, 지금 우리가 말하는 주제는 ETN이다. 미국 WTI 원유 선물을 추종하는 파생 삼품 이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즉, 미국 WTI 원유 선물과 괴리 없이 따라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미국 WTI 원유 선물은 100원인데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1000원이 됐단 소리다. 왜? 사려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그래서 이런 상황을 방지하고자 증권사는 유동성 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를 통해 적정한 매도, 매수를 해줌으로써 주가가 추종 지수와 너무 벗어나지 않게 괴리율을 관리하고 있지만 LP를 압도하는 막대한 물량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거래정지가 된 것이다. 현재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상품의 괴리율은 1000% 가까이된다.
여기서 증권사가 단일가 매매가 아닌 일반 매매로 거래를 재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단 유가가 오를 거란 기대감에 괴리율, 롤오버와 같은 단어의 의미도 모르는 순진한 투자자들의 '묻지 마 자본'이 대거 유입될 것이다. 신규 유입되는 투자자들은 원래 가치의 10배 뻥튀기된 주식을 사는 꼴이 된다. 또한 기존 거래정지로 인해 물려버린 투자자들은 괴리율의 무서움을 알기에 적당한 선에서 손절을 칠 기회를 엿볼 것이고 그밖에 초단타로 수익을 보려는 투자자와 무식하게 모든 돈을 몰빵 하는 투자자들이 뒤엉켜 괴리율은 미친 듯이 올라갈 것이다. 한마디로 난장판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원유 상품 시장은 도박장이 되고 만다.(지금도 도박장이지만)
이러한 일을 방지하고자 증권사가 단일가매매로 거래는 재개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이미 거액을 물려버린 투자자들은 당연히 불만이다. 본전을 되찾을 기회가 사실상 사라졌으니 말이다. 정상거래로 계속해서 괴리율이 뻥튀기돼야 자신이 빠져나올 수 있는데 단일가 매매를 하면 그게 안되니 말이다. 그러나 더 이상의 추가 피해를 막고자 증권사에서 초강수를 둔 점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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